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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및 주절주절 /Essay

출산.육아에 대한 부정적 시각

by 바야고양이 2016. 9. 15.

출산.육아에 대한 부정적 시각 

부제 늦어지는 결혼과 오지랖


1980년대에 태어난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커리어우먼이 되라" "결혼은 최대한 늦게해라"등을 듣고 자라왔다. 소위 내가 자라온 세대는 20대는 된장녀,30대가 되니 맘충이라는 단어를 들어온 세대이기도 하다.

어쩌다 이렇게 된것일까?

결혼이 늦어진 이유 & 생각보다 행복한 출산과 육아 

나는 30대의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내가 결혼과 출산이 늦어진 이유는 

1.남편만큼 사랑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그리고 좋은 남편을 찾는 방법도 몰랐다.

2.학업 및 회사생활 그 후 늦은나이의 유학

3.부모님과 주위의 눈과 의견 

이었다.


여기서 중요한건 3번 부모님의 의견(나쁘게 이야기하면 사사건건 터치)이었다.1,2번의 나의 의지였으나 3번의 경우는  주체가 내가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는 "결혼은 늦게해라""시집가면 고생이다""너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너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라""결혼은 안해도 좋다" 등의 이야기를 들어왔으며, 또 결혼을 한 주위사람으로부터는 각종시댁 험담과 "결혼하면 여자만 손해다""혼자살아라""애 낳으면 모든걸 희생해야한다"등의 항상 부정적인 이야기만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이런 세뇌아닌 세뇌를 당하다보니 정말 결혼은 너무 무섭고 , 애를 낳으면 모든게 끝나고 , 시댁은 항상 나쁜것이라는 인식이 머리속에 가득했었다.


특히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 "공부는 어떻게 하고 결혼하냐""일은 할거냐""돈은 잘버냐""부모님은 뭐하시냐""너 여태까지 공부한게 아깝다"등 수많은 걱정+잔소리를 들어야했다. 결국 나의 고집으로 결혼하게 되었고 , 결혼 후 임신을 했을 때는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주의사람들한테 "넌 끝났다ㅋㅋ "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왜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말로밖에 표현을 못할까?

물론 출산과 육아를 하다보니 나의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하는 것은 맞다.그리고 순간순간이 체력,정신적으로 많이 힘든것도 사실이며, 내가 해왔던 취미생활을 10/1정도 밖에 하지 못한다.그것도 아이가 잘때만 ...


하지만 그에 반한 아이가 주는 행복감, 육아에서 오는 기쁨 등은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많으며, 아무것도 못하는 작은 존재를 내 배속에서 키우고 그 작은 존재가 하나하나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만족감은 굉장히 크다.


그러나 나는 한국에서 학교에서도(교육) 집에서도 행복한 엄마로서의 준비나 마음가짐 등 긍정적인 표현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이렇게 한국사회가  부정적이 된 원인은 무엇일까?

요즘 헬조선이다뭐다하는 한국의 사정을 보면 , 아이를 낳는 것=노예생산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물론 이거는 나라 돌아가는 꼴이 엉망이니 언급하자면 너무 길어지므로 생략.개인의 판단에 맞기겠다.

또한 결혼이 늦어지는 이유는 요즘은 고령화로 인한 부모님의 부양문제로 결혼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은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것이다.


나는 급격한 세대변화의 갈등과 사회에 대한 불만 등을 원인으로  보고있다.

우리 어머니의 세대(50~60년대생)는 한국전쟁 후 베이비붐 세대로서 많은 고생을 해오며 살아온 세대이다.

고부갈등,경제활동,형제가 많은 집안에서의 여러가지 힘든 점,의식주만 생각해도 빠듯한 생활을 하다보니 "고급교육"은 금수저 아닌이상 힘들었다.

이런 고생한 세대에서 가끔 개천에서 용나는 경우는 남자인 경우가 많았으며, 여성의 경우도 물론 있었으나 소위 동네에 시집잘간 친구들이 평탄한 가정생활을 꾸리는 것도 많이 봤었으리라...

(남자잘만나 시집잘간 사람은 어느 세대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 세대의 평탄한 삶의 돌파구=공부를 많이 해서 아들못지않게 성공하는 것 또는 시집을 잘가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런 영향일까? 엄마는 가끔씩 넋두리로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한다"라는 말을 종종 했었으며, 내게 쓰는 사교육비는 아끼지 않고 투자하였다.

그 결과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좋은 대학에 들어갔고 , 부모님의 노후준비는 전혀하지 못했고 그 짐을 국가가 아닌 개인이 지게되었다.

어쨌든 어머니의 관심사는 나의 성공 그리고 내가 좋은 남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욕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나도 자식을 키워보니 당연히 나쁜 남자를 만나 불행하게 살기 원하는 부모는 단 한명도 없다.


이렇게 어머니세대들의 고생과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삶을 딸에게 투영하다보니 ,  어떤 남자를 데려가도 맘에 들어하지 않는 것이다.

즉, 손자를 보고 싶어하면서도 자기의 딸이 아이를 키우면서 고생하는 것은 싫고 걱정이 되는 자신들도 이중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서 결혼을 자꾸 미루라고 하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눈높이 

모든 사람이 행복한 결혼을 꿈꾸며,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꿈꾼다. 나 또한 백마탄 왕자 쯤은 아니더라도 대기업 이상이어야 하며 집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주위 친구들이 다들 좋은 사람들과 20대 중,후반에 결혼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그 정도 레벨은 맞춰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생각보다 모든 조건을 가진 남자는 상위 몇프로 밖에 안된다. 근데 나도 그 사람들에 맞출 수 있는 레벨이냐? 그것도 아닌것이다.

아니면 얼굴이 미스코리아 뺨치게 이쁘냐? 그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큰 꿈을 꾸지 않고 , 평범하고 나와 맞는 사람을 찾아왔었다. 그리고 결혼은 타이밍이라는 말에 맞게 스르르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근데 문제는 나는 유학을 하느라 돈이 별로 없었고, 남편도 사정이 있어서 집을 살 수 있을 만큼 돈이 많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다행인것은 , 비교대상이 없는 해외에서 신혼생활을 하게 되서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조촐하게 신혼살림을 형편에 맞게 차리고 살았다.(물론 이것에 대해 남자가 집 못해온다고 우리집에서 불만이 많았음)


근데 신기하게도 이 재미도 쏠쏠했다. 가구는 원래 각자가 쓰던것을 가져오고 중고 가전제품은 쓰다가 고장나면 서로 의견교환하면서 그거에 맞춰서 살림살이를 하나하나 늘려가는 재미도 있는 것이다. 서로 행복한 미래에 대해 계획을 세워가며 차곡차곡 저금하며 시작하는 신혼도 나쁘지 않다. 

모든것을 완벽하게 갖추고 시작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가끔은 나도 집도 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집은 나도 몇년 안에 살것이며 비교는 내 자신을 우울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경기가 좋지 않는 상황에 집을 시부모님들이 수도권 20평대 아파트를 땋!! 사줄 수 있는 집이 몇이나 될까?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이미 결혼을 했거나 결혼생각이 없을 수 있다. 또는 금수저...


남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들...

나의 경우 , 일본에서 소위말하는 독박육아 중이다. 일본은 3세 전까지는 워킹맘 이외에는 어린이집에 보낼 수가 없으므로 독박육아의 인구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나도 당연히 내가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 가면 다들 나를 대단+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도우미 아주머니를 써라"등의 이야기로 나를 오히려 안타깝게 보는데 정말 하다보니 힘들긴 해도 못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또한 "애기가 걸으면 끝난다""달려다니면 힘들다""너 어쩔래" 등 선배육아, 즉 먼저 육아를 한 사람들의 한소리도 대단하다.물론 예고편 처럼 두근두근 거리는 것은 사실이나 막상 닥치면 어짜피 견뎌야 할 것이라는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힘들어도 내가 낳은 존재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생각으로 ...


왜 이럴까? 나의 분석은 그들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육아=힘듬이라는 인식을 서로 심어주며 은근히 세뇌가 되어 있는 듯하다. "결혼은 힘들고 여자는 희생하고 시댁은 나쁘다"라는 등의 세뇌 말이다.

막상 주위를 둘러보면 시댁과 잘 지내는 사람도 많이 있으며 즐겁게 육아를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것이 부정적인것을50,긍정적인것을 50으로 봤을 때 부정적인 것을 훨씬 크게 인지하기 때문에 출산과 육아를 부정적으로 보는 듯하다.


특히 요새는 인스타 등 SNS의 발달로 남들에게 자랑을 하기도, 자랑을 당하기도 좋은 세상이다. 나 또한 출산 후 시댁에서 얼마를 줬다. 명품가방을 받았다. 돈자랑 등의 인스타를 보면서 속이 안뒤집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나 지금 그대로 행복하다면 남편을 다른 남편과 비교하지 말자.

SNS는 인생의 낭비이다. 천박하게 물건자랑,남편자랑.행복자랑에 놀아나지 말도록 해야할 것이다.



맘충,김여사 등의 부정어


한국은 일을 하지 않고 집에서  아이를 보고 살림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며 부정어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맘충, 김여사 등이다.

일본의 경우는 서류 등을 적을 때에 직업란에 "주부"가 있을 만큼 주부에 대해서 존중하며 하나의 직업으로서도 인지해주고 있다.


기저귀를 갈 때가 없어서 식당에서 갈고 버리고 가는 맘충들...

기저귀를 버.리.고 가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 기저귀가 갈 때가 없어서 식당 혹은 차에서 밖에 갈 수 없는 상황을 생각하지는 못하는 것일까?

거꾸로 백화점처럼 가게마다 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가 있다면 이런 맘충들이 생겨날까?

그 행위를 하는 것을 욕할 게 아니라 그런 시설에 대한 인식이 모자라 법안도 못만드는 나라를 욕해야 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이건 육아를 하는 많은 주부들도 "나 하나 쯤이야 뭐"라는 인식을 바꿔야 하는 문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