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후조리는 시설 케어면에서 세계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조리원의 존재유무에 대해 찬반논란도 있다.그럼 비슷한 동양권이며 문화적으로 가까운 일본의 산후조리는 어떨까?일본에서 출산한 경험 및 주위를 돌아보며 일본의 산후조리에 대해서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나의 일본 출산
나는 작년 일본에서 출산하였다.보통 일본에 있는 외국인은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서 출산을 한 후 100일 정돞지나서 아기와 함께 남편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나는 여러가지 복합사정으로 첫 아기인데도 불구 일본에서 출산을 하였다.
일본에서 출산을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신생아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 것에 대한 불안
2.임신 중 몸이 안좋아 비행기를 탈 수가 없었음
3.남편과 6개월(임신 7개월 정도에 가서 생후100일 합친간)을 떨어져있기 싫었음
4.친정에 가도 케어해 줄 사람이 없음
이런 이유로 일본 출산을 결정하고 일본에서 여러 임산부들을 보고 만나며 출산 하였다.
●일본의 산후 조리에 대한 개.념
일본의 경우 산후 조리원 따로 없으나 ,산후조리라는 개념은 물론 있다.
많진 않지만 각 지역에 잘 찾아보면 산후케어센터(産後ケアセンター)라는 일반사단법인업체가 있는데 , 이곳에 들어가서 아기를 낳고 며칠 쉬며 아기를 돌본다.산후케어센터의 경우에는 아기를 병원에서 낳고 퇴원 후 산후케어 센터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 그 산후 케어센터 안에 있는 조산원에서 아기를 낳고 그 곳에서 쉬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산후케어센터는 조산원에 운영하는 서비스 숙박개념이라고 본다.
산후케어센터는 수는 전국적으로 110개 정도로 일본 인구대비 운영업체 수는 많지 않다.시설이 일반 가정집과 다르지 않아(다다미방) 쉬러 간다기 보다는 병원이 아닌 조산원에서 낳고 며칠 쉬다오는 것이다.
일본 일반 사단법인 산후케어센터 리스트 ▶http://sango-care.jp/house.html
▲일본 조산원에서 운영하는 산후 센터의 모습. 출산을 하는 곳(위) 출산 후 숙박을 하며 머무르는 곳
(사진 출처 : 일본 아고라 조산원 홈페이지)
처음엔 일본은 아직도 집에서 출산하는 사람이 많나?할 정도로 시골같은 경우 산모에게 큰 이상이 없다면 병원이 아닌 집 또는 조산원에서 출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만 그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최근 한국 산후조리원이 일본에 분점을 내었는데 수도권 전체 이 곳 하나 정도 산후조리원 다운 산후조리원일 뿐 일반 산후조리원은 찾기 힘들다.특히 이 곳은 한국에서 온 만큼 시설 관리면에서 최고를 자랑하며 일본의 중상층이상의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가격비쌈)
●그럼 일본의 산후 조리는 어떻게
일본의 출산관련 용어 중 사토가에리 출산( 里帰り出産)이라는 말이 있다.한국어로 번역하면 시골에 돌아가서 출산 정도 되겠다.이 뜻은 곧 자신의 고향 혹은 부모님집으로 가서 그 근처병원에서 출산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요즘은 거의 부모님과 가까운 동네에 사는 경우가 많아 사토가에리출산을 하는 산모들은 많지는 않다.거꾸로 부모님이 오시는 경우가 많다.
나의 지인 중 한명도 부모님 집이 지방이라서 그 곳으로 가서 출산을 하고 부모님 집에서 몸조리를 한 후 한달 후 집으로 아기와 함께 돌아왔다.
이 외에 친정 부모님이 일을 하시거나,나이가 많아 몸이 불편한 경우에는 지역 시청 혹은 구청 등에서 운영하는 곳을 통해 시간당 800엔-1,000엔 정도의 가사도우미나 베이비시터를 구할 수 있다.
●산후조리가 할 일을 병원이 대신한다
자,그럼 산후 조리가 발달을 안하게 된 계기를 살펴보자.일본의 경우 출산을 하고 입원을 하면 자연분만의 경우에는 7일,제왕절개의 경우에는 8-9일간 입원으로,한국의 자연분만 입원일수2박3일 혹은 3박4일에 비해 길다.이 긴시간동안 병원에서 조산사와 간호사의 세세한 케어를 받으며,육아관련 지식들을 배운다.
하루에 꼭 한가지 이상의 스케쥴이 짬짬이 있었는데 이는 목욕하기 실습/모유수유법/정신건강 강좌(멘탈케어)/기본 육아 강좌 등 많은 것들을 병원에서 가르쳐준다.
또한 일본 입원병실은 보호자 취침도 안되며,면회시간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방문자도 철저히 소독을 하며 친척,친구들이 갑자기 찾아오는 것도 안된다.
좀 매정할 수 있지만 거꾸로 나는 이 점이 매우 좋았다.병원청결은 물론이고 심신이 나약해진 산모들이 조용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해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본 시립병원에 출산 후 입원해서 먹었던 병원밥. 고기가 별로 없어서 충격을 받았지만 관리입원으로 인해 철저한 저염,채식식단을 받았다.
거꾸로 살을 빼서 왔다는...
●출산 비용
일본은 지방자치제라서 지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출산지원금을 주는데 보통45만엔 정도가 나온다.하지만 이게 다 내 돈이 되는것이 아니라,출산비용이 대략45만엔 정도이므로 나에게 다 오는 것은 아니다.거의 또이또이인 것이다.
보통 출산 후 병원 퇴원시 나오는 돈은 1,2만엔 이하이다. 또한 시립병원의 경우에는 4인실이 무료이므로 개인부담금은 거의 없다.
나의 경우에는 시립병원에서 출산을 하였는데
실밥푸는 비용 및 진료비와 아기 케어비용 등 총 합쳐서 4만엔 정도 나왔는데,이 마저도 고액의료비로 처리되어 한달 후 내 통장계좌로 80프로 이상이 입금되었다.
또 일본은 아기가 3살 혹은 지역에 따라6살 전의 모든 의료비는 0엔 즉 무료이다.
장염이 걸려도 무료,열이나서 해열제를 받아도,모든게 무료이다.
●산후 산모와 아이케어
애기가 태어난지 50일 정도가 지나면, 구청으로부터 담당자가 약속을 잡고 집 방문을 한다.
집안 환경 및 산모의 멘탈케어와 카운셀링을 위해서이다.집으로 오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웠던 나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담당자방문을 불응할 경우 ,아동학대를 의심해 강제로 찾아오므로 어쩔 수가 없었다.
처음엔 귀찮았으나 , 산후 우울증이 오기 쉬운 독박육아를 하는 엄마들을 위한 멘탈체크까지 해주는 것은 과연 선진국 답다고 느꼈다.
또,3개월6개월10개월 아기정기 검진이 시행되며 무료이다. (이건 한국과 마찬가지)
●왜 그럴까?
어쩌다 보니 무료, 세심 등의 키워드로 인해 일본의 출산 및 산후조리를 칭찬만 하게 되었으나,이 또한 내가 질투나도록 부러운 일본의 좋은 점이니 어쩔 수 없다.
일본의 산부인과의 단점이라면 시설 낙후이다.한국에 갔을때 최첨단 기계와 깨끗한 병원시설을 보고 너무 좋았을 만큼 일본의 산부인과는 시설면에서 별로이다.정밀 입체 초음파 등을 하는 병원이 많지도 않고 심지어 기형아 검사나 양수검사도 큰 이상이 있지 않은한 해주지 않는다.
나도 이점이 너무 불안해서 아기 태어나자마나 손가락,발가락 개수부터 세어보았다-_-
하지만 의료서비스라는 것이 시설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전체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한국도 서비스면에서 더욱 섬세해진다면 완벽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내가 이렇게 일본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일본의 높은 세금때문이기도 하다. 한 예로 주민세 1년분은 한달 월급 뺨치는 수준이다.즉 이런 높은 세금으로 인해 좋은 서비스가 여러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연말결산 할 때 높은 세금과 주민세(심지어 후쿠시마 부흥기금도 낸다)로 인해 부들부들 하지만 이것이 누군가의 뒷주머니가 아닌 나 또는 다른 사람이 골고루 혜택을 받기에 지금은 큰 불만이 없다.
번외
일본의 보육제도 & 일본 여성들의 육아
일본도 부모님의 손을 빌리거나,가사도우미를 쓰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 기간이 길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양가 부모님이 가까운 곳에 살 경우에는 일이 있을 때 짧게 SOS를 치는 경우도 있다. 워킹맘의 경우에는 회사에 복귀를 할 때 쯤이면 가족보다는 보육원(경쟁률 쌘 편)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부모 자식간에도 너는너 나는나라는 개인주의 또는 정서 때문인지 몰라도 , 차라리 부모님(가족)께 맡기고 부모님께 돈을 드리는 경우가 많은 한국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일본은 여성이 일을 하지 않으면 보육원(어린이집)에 보낼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물론 지원금이 일체없는 사설 비인가 보육원 있으므로 맘만 먹으면 보낼 수 있지만 6만엔정도의 비싼 돈을 내면서 엄마가 집에서 쉬면서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는 경우는 금수저가 아닌이상 힘들다.
물론 엄마가 몸이 안좋거나,둘째를 임신해서 힘들경우에는 일시보육라고 하여 일주일에 몇번 정도를 정해서 증명서를 내고 들어가는 법도 있긴하다.하지만 이 또한 보육원에 아이들이 많으면 대기를 기다려야하며 , 엄마가 아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명서 및 각종 서류를 내라고 한다.
이런 복잡한 이유로 일본에서는 세 살(유치원에 가는 나이)까지는 지지고 볶으며 엄마가 아이를 케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워킹맘은 회사다니는 증명서 내고 아이를 보육원에 보낼 수 있다)
내 눈으로 봤을 때 또 하나 신기한 것은 일본은 아이를 많이 낳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도 세명씩 낳아서 데리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 일본도 인구가 급격히 줄고는 있지만 그건 결혼을 안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그런것일 뿐,일단 결혼을 하는 사람들은 1명이상 낳는 경우는 꽤 많다.
이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일단 큰 이유로는...
-사교육이 있긴있으나 한국보다 많지가 않아서 "아기를 키우는데 돈이 많이 든다" 라는 개념이 한국보다 덜하다.-
라는 이유이다.정부에서 육아지원금이 많지는 않으나 조금씩 나오고, 병원비가 무료인 점 등으로 아기를 키울 때 부담되는 돈도 적으며 , 자신의 아이에게 큰 욕심을 부리는 부모가 적은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일본 여성들은 체구가 매우 작고,마른 경우가 꽤 많은데도 불구하고 애를 쓕쑥 낳는 것이 신기하고,낳고나서도 조금 먹어서인지 날씬맘들이 많은편이다.
(그래서 나도 스스로 반성하며 조금씩 먹으려고^^)
말라깽이 몸에 한손에는 유모차에 첫째를 태우고 아기띠에는 신생아를 매고 씩씩하게 쇼핑을 하거나 외출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어떻게 보면 독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같은 경우는 불만 투성이(-_-육아도우미에 대한 열망+친정부모님의 손)인데, 일본 여자들 중 겉으로는 아기를 키우며 징징대거나 선비질을 하는 경우가 많이는 없는 것같다.
나:어머 둘 키우기 힘드시죠?
상대: 뭐 ~ 그냥 키우는 거죠.
이런 대화가 오고 갈 때면 내가 육아를 하는데 있어서 너무 덜 성숙된 어른인가를 반성할 때도 있다.물론 안으로는 너무 힘들고 짜증나도 겉으로는 많이 표현안하는 일본인들의 정서가 담겨있겠지만.....
어쨌든 내가 낳았고 내가 책임져야할 생명이니 남에게 투정하거나 후회하기보다는, 한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야무지게 키우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마치며;
일본에서 출산을 한거에대한 후회는 없다.다만 나도 친정에서 도와줬으면 좀 편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
정도이다.
어쨌든 산후조리는 어느나라든 2주이상은 쉬는 것은 기본인것같다.
출산 전에는 선배들의 "뼈가 아프다"손목도 아프다"골반이 아프네"등을 귓등으로 들으며
"엄살아냐?"라고 했는데
실제, 적지 않는 나이에 출산을 하다보니 초반에는 정말 만신창이 그 자체였다.(낳을거면 젋을 때 낳는게 좋을듯함)
그러므로 남편 혹은 주위의 보살핌을 받는것 산후조리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한국의 산후조리원의 단합된 비싼 비용이 문제인 것이지 그 곳을 가는 산모들을 탓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병원에서 세심한 케어를 못해준다면 산후조리원을 가는 것이 좋을 것이며.원망할거면 비싼 비용을 조금 내릴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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