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좋아하다가 싫어하다가... 이런 애증관계에 시달리면서도 가끔 어떠한 작은 사소한 에피소드로 인해 일본은 어쩔 수 없이 선진국이구나...라고 느낄 때가 있다.
소위 말하는 일뽕에 취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유없는 무조건적인 일본 사랑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반일 일 때가 많다)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느끼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다거나 , 줄을 질서있게 서며 , 어깨빵을 하고 째려본다거나 하는 일이 없고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등등의 그런 흔한 것들은 이미 많이들 알고 있지 않나 싶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 / 소수를 위한 배려가 있는 사회
■장애에 대한 인식■
일본에 처음에 왔을때, 일본은 왜 이렇게 장애인이 많은 것일까? 라고 생각한적이 있었다. 거리를 걷거나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면 휠체어를 탄 사람들을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궁금증이 풀렸다. 일본은 장애인이 수가 많은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외출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의식이 되어있는 것이었다.
우선 , 일본에서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 계단에 리프트기를 타면서 삐리리리리~ 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며 올라가는 일은 거의 없다. 어디든 엘레베이터가 잘 설치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몸이 불편한데 전철을 타고 외출할 일이 생기는 경우 역무원에게 말하면 달려와서 승하차를 도와준다. 여기까지는 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들로 인해서 전철문이 늦게 다치거나 / 붐비는 전철안이 더 붐이거나 / 엘리베이터를 한참동안 기다려야하는 일이 생기곤 하는데 이런 불편함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거나 찡그리거나 "아 ~ 사람도 많은데..."라는 표정으로 처다보는 사람이 없다. 즉 , 소수의 인원으로 인한 피해 혹은 장애를 가진사람의 외출에 대해서 이상하게 쳐다보지도 불만을 얘기하지도 않는 것이다.
물론 한국도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탄다고 해서 위아래로 훑으면서 빤히 처다보거나 왜 바깥으로 나왔느냐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한국 사회 및 시설등은 어느순간부터 장애인을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일본 버스에 휠체어가 타는 모습. 보통 차 밑에 수납된 판을 이용해 휠체어가 올라간다.이 때 보통 동행자가 있으면 동행자가 밀어주고, 동행자가 없다면 버스운전사가 나와서 휠체어를 밀어서 버스에 탑승시켜준다. 이 일이 보통 시간이 조금 걸리는데 이 때 버스안의 승객 중 누구하나 빨리가자고 하거나 싫은 티를 내거나 불만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다 . 물론 속으로는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었다.(사진은 위키 펌)
■한국은 왜 엘리베이터가 없나?■
"한국은 왜 엘리베이터가 없나? 그럼 유모차 혹은 다리가 아픈 노인이나 장애를 가진사람은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바로 홍콩친구가 한국에 놀러왔을 때 나에게 던진 질문이다.
같이 명동에 갔는데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에 당시 계단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마 계단 밖에 없는 역은 많을 것이다)
그 친구가 내게 말했다. "한국은 플랫폼 전광판에 전철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표시되어 있고 스크린도어도 설치되어있는 것을 보면 돈이 없어서는 아닌것 같은데, 전철이 어디오는것을 알려주는 표시와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 ...둘 중 넌 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라는 질문에 나는 머리를 쿵하고 얻어맏은 느낌이었지만 침착하게 "아마 예전에 만들었던 역이라서 지금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만드는 것은 힘들기 때문일거야.아마 예산도 부족할거고.."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 후 그 친구의 대답에 반박불가였던게 (그 친구도 홍콩에서 온 일본 유학생 출신이다) 그 친구의 대답이었다.
일본은 그 옛날 지은 계단밖에 없는 전철역에 추가로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새로 만들고 있다고...그래서 지금은 거의다 있다고....
맞다...일본은 아주 옛날에 지은 역사에 추가로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 엘리베이터. 없다면 에스컬레이터라도 없는 역은 없는 것이다.
■유모차에 대한 배려■
이번엔 육아에 관한 이야기. 일본도 줄어드는 인구 수 + 모자란 보육시설 등으로 육아관련 문제가 꽤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요새 말하는 소위 맘충이라는 육아를 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에 대한 존중을 해주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아이만 키우는 전업주부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으며 때로는 무능력으로까지 비춰지기도 한다. 한 생명을 케어하고 교육시키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는 못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언제나 말하는 일.부. 이기적이고 자신만 아는 맘들이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거두절미하고~ 저번 5월 한달정도 한국에서 육아를 하다오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었다.
일단 갈 때가 없었고 , 간다고 하더라도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은 커녕 , 동네 마실만 겨우 갈 정도였다.미세먼지 탓도 있었겠지만 동네보도블럭은 너무나 울퉁불퉁 , 턱이 너무 많아 유모차를 밀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특히 오고 가는 지하철에서는 유모차를 탄 사람은 단 한사람도 볼 수 없었다.
이것 또한 유모차를 끄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유모차 끌고 나올 수가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유모차를 못끌고 나와서 , 없어 보이는 것 뿐이다.
일단 유모차를 타고 개찰구를 통과할 수가 없다.통과를 하려면 역무원에게 콜을 해서 비상개찰구를 열어달라고 해야 한다.
또 열어서 플랫폼을 가려고 하면 그나마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은 노인들이 줄을 서있다.
이것 또한 노인층의 잘못은 아닌게 노인들도 에스컬레이터가 없으니 어쩔수 없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과정들에 직면하면서 한국은 아예 지하철에 유모차를 혹은 아이를 안고 타는 것은 일치감치 포기 하게 되었다.
▲일본 버스의 유모차 고정밸트. 저 팔걸이에 달려있는 녹색 끈은 유모차가 버스에 탔을 때 유모차를 고정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밸트이다.
이것을 보고 솔직히 감탄을 했다. 일본 버스가 저상버스라 유모차가 탈 수 있겠지만 더 중요한건 저런 세세한 배려가 아닌가 싶다.
결론은 일본에서 유모차를 가지고 버스를 탈 수 있.다.는.것
■며칠전의 일■
며칠전 있었던 일이다. 편의점에 복사를 할 일이 있어서 유모차를 끌고 갔다.(일본은 편의점에서 복사를 할 수가 있다)
복사한장에 10엔 . 난 편의점의 그저 작은 손님이다. 그렇지만 편의점 알바생이 유모차가 잘 들어올 수 있게 문을 열어주고 또 닫아준다. 물론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도와주고 배려해주는 그 마음이 고마웠다.
단 10엔을 쓰는 작은 손님까지 배려하는 것을 보면 일본이 어쩔 수 없는 선진국이다 싶었다.
이런 일들은 일본에서 매우 흔하게 일어난다. 아무리 개인주의가 팽배한 일본사회라고 하더라도 서로의 대한 예의나 도덕적인 것에 예민한 일본인의 특성인지는 몰라도 /소수를 위한 마음/단 백원짜리를 사더라도 자신의 고객으로 만드는 일/어깨를 치더라도 서로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일/아이 혹은 노약자 먼저 배려하는 여유/ 자신의 실수는 빠르게 사과하고 사죄받는 마음(하지만 아직 사과안한것은 있다죠...-_-) /
설사 그것들이 진심이 아닐지어도 이런것들 세상을 여유있게 만드는 , 그리고 일본을 선진국으로 만드는 것 아닌가 싶다.
내가 너무 주구장창 한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 같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 제일 스트레스 받고 어려운 일이 버스타는 것이었다.
버스가 정류장에 맞춰서 서주지도 않으며 , 행여나 못탈까봐 버스가 정차하면 우르르르 서로 먼저타려하는 사람들. 한치의 양보하는 마음이 없는 각박한 세상. 내 앞에 다른사람이 먼저타더라도 먼저 타게 해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는 언제쯤 나올 수 있는 것일지 고민이 되는 밤이다.
'소식 및 주절주절 > 일본에 대한 에세이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에서 맞이하는 새해 음식과 목표 (0) | 2017.01.02 |
---|---|
일본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선수 _ 나카니시 마야 (0) | 2016.09.30 |
일본의 산후조리 (4) | 2016.09.05 |
중산층 붕괴 _ 일본과 한국의 중산층 붕괴 (1) | 2016.06.24 |
오모테나시 _ 일본 접객에 대한 섬세함 (0) | 2016.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