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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즈음 일본유학기/일본유학기

일본유학기 _ 정 없다고 느낄 수 있는 일본의 식사문화 적응하기

by 바야고양이 2019. 10. 18.

일본유학기 _ 정 없다고 느낄 수 있는 일본의 식사문화 적응하기


일본에 유학와서 모든걸 잘 적응하며 살았던 나에게 가끔 몇가지 쇼크로 다가오는 것들이있었는데 그 중하나가 〈먹는것〉에 관한 것이었다.

(일본음식도 생각보다 입에 잘 맞아 잘 살고 있으니 음식맛에 대한것은 다음에 포스팅하기로 하고)

ep1 _ 기본은 혼밥, 우연히 친구를 만난다면 합석도 ok 

한국에서 나름 여자치고 혼밥을 잘하는 나였다. 처음엔 혼자 커피숍을 가는 것을 시작으로 체인점 레스토랑에가서  혼자 스파게티도 먹을만큼 혼밥에 자신이 있었고, 밥먹을 때만큼은 방해받고 싶지 않은 스타일이었다. 

밥에만 집중못하고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나도 말을하며 음식을 먹는것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일본유학에 왔을 때 식사에 관해서 자유로웠고 편했다.

일본은 공원벤치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이 외로워보이지 않는 그런 나라였고 나도 어느새 혼밥이 좋아지기도했다.


대학원에 입한 한 후 그룹과제(일본에도 있는 그룹과제)를 하면서 친구들을 사귀고 점점 친구들이 늘어났고 우연히 학교식당에서 마주치는 일도 생겼다.

친구들을 관찰해보니 참 재미있는 점이 있었는데, 과에서도 꽤 친한 친구사이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밥을 각자 따로 먹었다.

예를들어 근처에 학교 식당으로 갈 때 우르르 가는 친구들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이 혼자 밥을 먹으러 갔고, 만약 식당 테이블 자리가 옆자리가 남는다면 같이 먹기도 했다.

또 식당에서 먹지 않더라도 집에서 싸온 도시락(오벤또)를 교실에서 먹는애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대체 저 도시락을 귀찮게 왜 가지고 다니다 희한한 생각도 들고, 그런 아날로그 적인 면이 좋기도 했다.


어쩌다가 혼자 밥을 먹지 않는 친구를 보면 나는 "밥 먹었어? 같이 먹으라가지 않을래?"라는 말이 아주친한 친구를 제외하고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일본생활이 길어지고 나서 깨닿게 되었다.

또 학교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자기의 자리에서 먹는 사람들이 반 이상이고, 그 외에는 편의점 도시락을 혼자 먹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나머지는 외부에서 식사)

일본의 회사가 많이 몰려있는 곳을 점심시간에 가보면 삼삼오오 어울려서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는 사람은 상당히 적고, 거의 혼자 밥을 먹고 벤치에 앉아있거나 혼자 멍때리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 일본에서의 점심시간은 방해받고싶지 않은 매우 중요한 프라이빗한 시간인 것이다.



ep2 _ 옆에있는 친구가 굶어도 어쩔 수 없는 것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컬쳐쇼크 베스트5안에드는, 나름 충격을 받았던 일이다.

일본의 조별과제의 발표를 앞두고 회의와 회의를 거듭하며 하루종일 조원들과 지내던 어느날의 일이다. 

저녁시간이 되면 학교가 문을 닫기도 하고 , 밥을 먹을 시간을 넘어서까지 일을 해야만해서 <가스토>라고 하는 일본의 저가 패밀리 레스토랑에 6~7명의 친구들과 가게되었다.


그 친구들은 학부때부터 알고지내던 사이로 서로의 집들을 오갈만큼 일본사회에서 꽤 친한 아이들에 속했다. 

(오히려 나는 외국인으로 그 조에 처음으로 끼게 됨)


그중 카나에라는 친구는 군마현의 꽤 잘사는 집안(요식업)의 딸로 도쿄로 상경해 집에서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옷과 말투에서 드러나는 기품과 여유 그리고 상냥함 등 모든것을 갖춘 그녀는 공부의 집중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쉬고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카나에도 나머지 조원들과 학부때부터 친구여서 서로의 남친여친의 역사까지 아는 사이였다.


<가스토>는 역시나 싼 가격으로 한사람당 400~500엔 정도면 양이 적은 단품요리 정도 하나 먹을 수 있었는데 , 주문을 할 차례가 되기 전 그녀는 

"나는 이번달 용돈이 얼마남지 않아서 1000엔으로 남은이틀 생활해야해 , 배가 고프지만 식사는 하지 않을께"

라고 하였다. 우리는 점심을 먹은 후 약 7시간을 공복인 상태여서 나는 이말을 듣고 내 돈을 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망설이면서 다른 친구들의 표정을 보았다.


"어 그래~"

"알았어~"

라고 세상시크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처음에는 무슨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다.

어쩜 친한친구가 돈이 없어서 밥을 못먹겠다는데 돈을 빌려준다는 말은 못할망정 ..나같으면 그냥 300엔 정도의 감자튀김을 사주기라도 했을 것 같았는데 

서로 너무나도 끄덕끄덕 수긍하고 있었다.


결국 그 친구는 식사를 시키지 않았고, 다른친구들의 메뉴가 다 나왔다.

동그란 테이블 , 오밀조밀 앉아있는 친구들...

그 안에서 카나에는 아무렇지 않은 척 앉아있고, 메뉴가 나오고 식사를 하는데도 그 누구하나 앞접시에 덜어서 

"조금이라도 먹어봐~"라는 사람이 없었다.


그 분위기에 어쩔줄 모르는 건 나뿐인듯. 결국 그 시절의 나는 견디지 못하고 

"내 것을 조금 먹어볼래?"라고 물어봤고, 무엇때문인지 알수없지만 카나에는 거절을 했다.

(역시 오지라퍼였던 본인)


그 사건이 있고난 후 , 그 후에 그 친구들과 카나에는 대체 어떤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라고 보아도 

서로에 대한 친근함과 상냥함은 다를게 없었다. 

물론 그날 카나에는 어떤마음인지는 알 수도 없고, 절대 털어놓지도 않겠지만 조금의 서운한 감정도 없을까 아직도 궁금하긴 하다. 


ep3 _ 초대받은 집에서 텅빈 배를 쥐어잡고 온 날 

어느날 남자친구의 지인이 <남친> <나> 그 외 <지인2>을 집으로 초대한 적이 있다. 초대목적은 뚜렷히 없었고 그냥 놀러와서 차라도 한잔 하자는 것이었다.

그래도 빈손으로 갈 수 없어 조그만한 과자정도 사가지고 집으로 갔다.

그 집은 남편은 한국인 부인은 일본인이었는데 , 부인은 일본인 중에서도 자신이 캐리어우먼인 것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다.

예를들면 "나는 집에서 청소안하고 남편이해요 . 바쁘거든요" "우리회사는 마루노우치에 있으니까요"

참고로 마루노우치 쪽의 회사들은 대기업이 많다.


어쨌든 몇주전부터 약속이 잡혀있었던 것이었고 처음가보는 일본인의 집에 궁금한 것도 많았다.

손님들이 도착하자 두분다 인상이 좋아서인지 잘 안내해 주었고, 우리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티비도 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보냈다.

시간이 지나자 테이블에 물을 가져다 주었고 벌컥벌컥 마셨다.

.

.

맞다. 나는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다. 

집 초대를 가면 못해도 다과정도는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 시간이 지나도 정말 "물"이 다였다.


아 이건 가라는 무언의 압박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 일본인 부인은 이야기를 주도해가며 우리와 신나게 떠들기도 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원래 이런건가 싶어 집에가려는 순간 남편분이 테마에(배달음식)을 시켜줘서 간단히 먹고 왔다.

원래 이런건가..그 여자가 특이한 건가 아직도 의문이지만 확실한건 한국처럼 친구들이 왔다고해서 냉장고 털어가며 먹을 것을 주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라는 것.


그 후에도 일본의 마마토모 집에 놀러가서도 일본여자의 철두철미함을 느낀날도 있었다.

예를들면 

①아이들의 과자는 절대 공유하지 않으며(알레르기위험성 때문에) 

②우리아이에게 과자를 줄 때에도 작은 것 하나라도 나한테 줘야 하는지 묻고 주는 것.

③친구네 집에 놀라가는 것이지만 마마토모가 요리를 해준다는 전제는 없기 때문에 각자 먹고 싶은 것을 챙겨서 가야한다나는 것 

④내 아이를 친구네 집에 보낼 때에도 내 아이가 먹을 것은 지퍼백에 챙겨서 보내야 한다는 것 등등

친절한 일본여자의 차갑지만, 어떻게보면 맞는 ..그런 식사관련 예절들은 많았다.

 

ep4 _ 그래도 케바케

그래 ..일본애들에게 식사 혹은 먹는 것은 이런의미이니 한국과 비교하지 말자...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케바케 사바사였다.


일본생활이 오래되면서 정겨운 이웃들도 사귀게 되었다.

어느날 항상 친절히 말걸어오시는 간사이 출신의 아주머니와 친해지게 되었는데 , 타지에서 애 키운다며 오미야게 챙겨주시고, 집까지 초대받게 되었다.


가서 차 정도 마시고 오겠지...라는 내 예상과 다르게 아주머니는 손수 만든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 커피 등등 배가 터지도록 챙겨주고 갈 때 과자까지 받아왔다.


또 학교생활 중에서도 밥에관해 정없는 일본애들도 

어딘가 여행을 다녀오면 <오미야게>를 사와서 작은 과자를 돌리곤 했다. 

그래서 항상 작업실에는 각종 오미야게가 쌓여있기도 했다.


일본생활10년 . 

이제서야 안보였던 것들이 보이고, 이유를 몰랐던 것이 알게 되기도 하는 그런날들도 오는 것 같다.

한국과 같을 수 없겠지만 다른 장점도 많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고 , 혼밥을 좋아하는 그리고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일본생활이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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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즈음에 일본유학기 ep3 _ 유학자금 준비

서른즈음에 일본유학기 ep4 _ 새로운 시작 ~ 일본어학교생활

서른즈음에 일본유학기 ep5 _ 유학생활 절약 방법

서른즈음에 일본유학기 ep6 _ 각 나라 유학생 특징

서른즈음에 일본유학기 ep7 _ 일본으로 유학가는 이유

서른즈음에 일본유학기 ep8 _ 일본에서 대학(원)가기

서른즈음에 일본유학기 ep11 _일본유학시 한국에서 가져오면 좋은 물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