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출산 당일 _ 하반신마취와 페인버스터
38주0일
이 되는 날 출산을 하는 것이 결정되었다.
40주를 체우고 싶었지만
고혈압으로 인한 뱃속안의 태아 성장지연.
그로인해 아무리 내가 많이 먹어도 아이의 몸무게는 늘지않아 제왕절개 수술이 결정되었다.
수술전날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떨리고 불안한 마음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일단 니프티검사에서 이상이나와 양수검사까지했고, 정상판정은 받았지만 혹시 만에하나 아이가 문제가 있으면 어쩌나..
이미 중복신장의심이 된다고 했는데 이 아이는 건강할 수 있을까 ...
염색체이상이 높은 범위로 나왔는데 정말 염색체이상이면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등등....
첫째와는 다르게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했다
제왕절개에 많다는 양수색전증걸리면 나는 다시는 아이들을 못보겠지?등등
수술은 오후 1시
그 전날 12시부터 금식을 했다.
수술 당일 아침 11시
남편과 함께 병원 도착
접수처에서 설명들을 듣고 입원실로 향했다
다인실도 상관없었지만 , 당일 자리가 없어 결국 1인실을 배정받았다.
하루에 17만원 정도로 비싸서 부담은 됬지만 뭐 별 수 없다 싶었다.
입원실 배정이 끝난 후
옷을 갈아입고
항생제 테스트를 하고
제모도 살짝했다
나의 경우에는 미리 브라질리언 왁싱을 해서 딱히 제모할 것이 없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를 하고
수술시간이 되고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로 갔다.
가슴은 터질 것 같았지만 남편과의 인사를 나눈 후
수술 전 대기방에서 꼼짝하지 않고 기도만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이 때 떨림의 최고조, 아이의 상태를 엄청 걱정함)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려지고 수술방로 들어가졌다.
수술실에 들어가자 수술방간호사 선생님들이 아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온통 스텐느낌의 차가운 공기.
회색빛의 수술실의 느낌
수술대에 오르고 내 몸을 소독약으로 바른 후
하반신 마취가 시작되었다.
옆으로 누워 새우처럼 몸을 둥글게 했다.
바늘이 들어가고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하반신 마취주사는 아프지 않았다.
그냥 따끔하고 시원해지는 느낌~~~~~~
문제는 이때부터
나는 제왕절개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하반신 마취 후 호흡곤란과 불안증세였다.
하반신이면 딱 배부분부터 감각이 없을 줄 알았는데 가슴까지 갑갑한 느낌이 들어 호흡이 가빠지고
팔도 저리고
목 아래부분까지 마취되는 기분때문에
답답함이 최고조에 다르고
마치 공항장애처럼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이것 때문에 간호사샘에게 눈물로 고통을 호소했고
어떤 처치인지는 모르겠으나
“괜찮아질거에요. 안정되게 해줄께요”
라는 말을 한 후 잠시지나니 조금은 괜찮아졌다.
이렇게 수술대위에 누어있자 곧 의사샘이 들어왔고
수술은 시작되었다.
솔직히 이 때부턴 하나도 아프지 않았고
몇분 지나지 않아서
“이제 아기 나올거에요”라는 말이 들리고
내 몸이 약간 좌우로 흔들흔들하더니
“응애~응애~”
라는 우렁찬소리가 들렸다.
아...드라마에서는 이 상태에서 눈물이 나오는데
솔직히 나는 한방울도 나오지 않고
아이가 멀쩡한지만 궁금했다.
간호사 쌤은 방금 태어난 애를 데리고 와서 내 얼굴쪽에 보여주었다
감사하게도 잘 울고 앙칼진 목소리와
얼굴에 안도가 되었다.
그 후로 아이는 밖에 대기하고 있는 남편에게 데려가서 보여줬다고 한다.
보통 제왕절개도 탯줄을 남편이 자를 수도 있어서 원하면 해주겠다고 했지만 비위가 너무 약한 남편은
나와 상의 끝에 안하기로 결정했다.
그 후 아이를 보고 난 후
“이제 잠시 재워드릴께요.”라는 말이 들리고
그 뒤로 기억이 없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디선가 의사샘과 간호사샘들이 외국어 같은 말을 서로 주고 받고 있었다.
₩&@&&#%블라블라 어?
잘 들어보니 한국말이었는데 비몽사몽 제 정신이 아니라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던게 몇분이 흘렀다.
의사샘이
“이제 페인버스터만 달면 끝나요~”
라는 말이 들렸다.
순간 아 살았다 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후 회복실에서 몇분정도 누어있었는데
이 때가 정말정말 추웠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 병실로 이동되었다
병실에는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고
서서히 제 정신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근데 참 신기한게
인터넷보면 자분은 일시불 제왕은 후불이라면서
제왕이 마취깨면서 너무 아프다고 했는데
나는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몸에는 페인버스터 + 무통진통제까지 들어가고 있었기때문.
별로 고통스럽지 않았다.
고통보다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불편함과 배고픔 정도가 힘들었다.
페인버스터는 내가 먼저 의사선생님께 부탁을 했고
선생님은 그닥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뭐 원한다면 해주겠다 정도의 느낌이었다.
가격은 약 18만원 전후였던 걸로 기억하며,
제왕절개 한다는 사람에게 추천할 정도로 내 자신은 매우 흡족하고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몇시간 누워서 남편과 수다를 떤 후
아이가 신생아실에서 병실로 왔다.
간호사 선생님의 간단한 아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내 품에 안겨주었다(물론 링겔 꼽고 누어있는 상태)
아~ 우리아기 생각보다 야무지게 생겼고 건강하구나...
아무것도 필요없고 건강하기만을 바라며
그렇게 평화롭게 두번째 밤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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