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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즈음 일본유학기/일본유학기

일본유학기 _ 일본에서 장학금 받기2편(장학금 면접&떨어진 이유들)

by 바야고양이 2017. 10. 19.

일본유학기 _ 일본에서 장학금 받기2편(장학금 면접&떨어진 이유들)

부제   나의 일본기업 장학금 면접 썰 + 떨어진 이유 


1편에 이어 이번 포스팅은 경험담이다.

1편보기 ▶ 일본유학기 _ 일본에서 장학금 받기 1편


장학금은 보통 아래와 같은 차례로 진행되었다.

기간 내 서류접수(보통 우편으로 진행 됨) → 서류 합격 통과 연락 → 면접 →  합격 통보 → 계좌 등 개인서류 접수 → 모임 → 월1회 계좌이체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 일본으로 온 후 대학 또는 대학원 진학 후 장학금을 받을 수 있고 그 전 준비기간에는 받을 수 없다.즉 장학금은 어딘가에 적(籍)을 두고 있는 학생에게 주는 것이 보통인 것이다.

하지만 일본어학교에서 성적 장학금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 나같은 보통성적의 인간에게는 확율이 낮았다.

나의 장학금 면접기 

대학원에 입학을 하고 적응기간을 거치면서 본격적인 장학금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 몇군데의 기업과 민간단체를 찾았다.

그 후 필요한 서류 (1편에 있음) 들을 우편으로 늦지 않게 보냈고, 잊어버리고 있을 때 쯤 연락이 왔다.

서류준비는 생각보다 복잡했다 . 이유는 

1.한국에서 대학교 때 성적표를 번역본과 함께 내야함

2.교수님의 일정 보면서 추천서를 써서 받음

3.자기소개서와 연구계획서의 일본어 일작 및 체크  


●어느 중견기업의 장학금 면접 

3번의 경우에는 장학금을 먼저 받은 유학생 선배들에게 대충 어떤형식으로 무엇을  써야 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나에게 맞춰서 요령껏 썼다. 

한국어로도 힘든 것을 일본어로 써야하니 더 힘들었다. 형식은 장학금마다 달랐다. 어떤곳은 친필로 원고지에 써서 내는 곳도 있었고, 어떤 곳은 프린트해서 A4몇장이라고 알려주는 곳도 있었다.

<몇 월 며칠 어디로 면접보러 오시오> 라는 통지를 받고 , 내 포트폴리오와 지금 하는 것들을 몇 개 정리해서 프린트를 해서 갔다. 


면접 당일 , 간만에 깔끔한 정장을 입고 피곤을 감추기 위한 화장을 하고 아침 일찍 가나가와켄(도쿄 옆동네)까지 전철을 타고 갔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근처 도토루 커피숍에서 제일 싼 커피를 시키고 <예상질문 리스트와 그에 맞는 대답>등을 정리한 종이을 보며 마음속으로 연습을 했다.


시간이 되서 면접 장소를 가보니 , 면접보는 장소는  그 회사의 본사와는 떨어져있는 조그만한 사무실 같은 곳에서 진행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마 면접 장소를 빌린 것 같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면접보러 왔다고 이야기를 하니 번호표를 줘서 그걸 받고 대기실에 앉아있었다.

아시아 유학생으로 한정되있는 장학금이었는데, 내가 본날은 한국학생만 면접을 보는지 다른나라 학생들은 없었다.

대기실에서 건내준 음료수를 마시며 바싹 긴장한 채 순서가 불려지기만을 기다렸다. 오랜만에 한국유학생을 만났다고 떠드는 것도 별로 없이 <어느 학교 다니세요?> <아...그러시구나..>정도의 이야기만 나눴다.

나는 그날 면접 컨셉을 궁상이 아닌 당당함으로 잡았기 때문에 ,  들어가서 절대 쫄지 않을것을 스스로 다짐했다.

하지만 이는 역효과만 낳아 오히려 반대로 .....


들어가니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4명정도의 면접관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이 말을 듣고 

솔♪ 톤으로 목소리를 높여 지금 다니는 학교, 학과,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지 말했다.

그 다음으로는 일본와서 수도 없이 듣는 질문인 < 왜 일본을 왔느냐... >라는 질문이었다. <왜 ! 다른 유럽도 있고 미국도 있는데 왜!! 왜 일본을 선택했느냐...>


솔직히 미국은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갔지만 굳이 돈 없어서 미국안갔다는 말이 하기 싫어서 , 일본에 온 이유 중에 하나인 

일본문화를 좋아했던 것과 대학교 다닐 때 일본으로 전시회를 하기 위해 왔을 때의 일본의 끌림 등을 말했다.


내가하는 분야의 경우는 꼭 일본이 아니면 안되는 이유가 없는 그런 분야이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곤란했다. 

예를들어 지진연구를 하는 대학생은 누가봐도 일본은 지진이 잦고, 그에따라 지진 연구가 발달되어 있으니 그것을 공부하러 왔다고 하면 누가봐도 납득이 될만한 유학 이유가 된다. 하지만 나는 미술분야이기 때문에 일본 고대 미술 정도 연구할 것 아니면 일본에 올 이유가 없다.

암튼 이 질문은 예상은 했지만, 내가 강하게 대답하지는 못했다.


여기서 끝냈어야 했지만... 난 대답을 잘 못한것을 수습하려고 오버를 해서 <일본에 오기 위해 회사를 다니면서 열심히 돈을 모았어요~>라는 헛소리도 추가로 했다.


그리고 그 다음 질문은 지금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미래의 계획을 물어보았다.

솔직히 한치앞도 모르는 인생, 하루하루가 대학원 적응에도 모자랄 판이었지만  나름 정리된 말로 <일본과 한국의 디자인의 교류의 역할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슴돠!>라고 말했다.(이일은 이미 하고 있는 분들 많은 걸 알면서도...)

그 후 장학금을 받으면 어떻게 하고 싶냐는 말도 물어보았다.

물론 당연히 면접 오는 애들 중에서 놀러다닌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텐데 이 질문은 그냥 일본어로 뭔가 설명하는 걸 보려고 묻는 것 같았다.

대답은 판에 박힌듯 <장학금을 주신다면 그 돈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기타 등등>이라고 말했고 거기에다가  <받으면 열심히 하겠다> <나도 이렇게 어려운 학생을 돕는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초등학생 수준의 말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장학금 받으면 그 돈으로 야칭(월세)을 냈을 것이다.


최대한 웃으며 말할려고 했지만 , 양 어깨가 귀까지 붙어버릴 것만 같았고 . 무언가 직감적으로 떨어질 거라는 확신도 들었다.


그래도 오는 길에 차비1,200엔 정도를 봉투에 넣어주는 것에는 조금 감동도 받았지만, 며칠 후 장학금이 떨어졌다는 편지를 받고 한동안 우울했다.


나중엔 외모탓까지 하면서, 내 외모가 그닥 공부쟁이나 학자 타입으로 생기지도 않았기 때문에 떨어진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민간 학생지원 단체의 장학금 면접 

이미 서류탈락을 몇번이고 반복하고 그나마 면접 봤던 곳도 떨어지고, 주위친구들은 이제 소액장학금도 받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

이제는 일본에서 유학이 하기 싫을 정도로 우울하고, 형편이 괜찮은 친구들이 받는 것을 보고 배가 아파 부글부글 할 지경이었다.

 

왜!왜! 왜~ 나만 안주는건데...일본 유학은 장학금 받으면서 다닐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흐흐흑 ....


이젠 교수님 방문을 똑똑 두드리고 들어가서 <교수님....추천서... 좀...>이라고 말하면 , 반 비웃음으로 <또야?@@ㅋㅋ>라는 표정을 지어서 민망할 지경이었다.

받는 친구들을 보면 ,  받을 만한 친구들이 받으니까 억울해 하는 나만 못나보였다.


그렇게 반년을 보내다가 액수는 많지는 않지만  나에게 맞는 장학금에 또 응모하게 되었다. 

이제는 서류 준비는 눈감고도 착착  진행했고, 더이상 큰 금액은 이제 욕심을 내지 않고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그래 큰 돈 아니면 어떤가.... 내 돈복이 여기까지인걸...>하며 넣은 장학금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 보러오십쇼> 

이젠 면접에서 오버를 떨지 않고 , 안받아도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침착하게 대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치 지난 번의 면접관들이 또 들어온 듯 60~70은 거뜬히 되어 보이는 분들이 위의 장학금 면접 때와 비슷한 질문인 <도일이유, 앞으로 계획> 등을 물어봤다.

하긴 그거 말고 장학금 면접에 물어볼 게 또 뭐있나 싶었다.

역시 사람은 경험이 중요하듯, 이제는 부드럽게 잘 말할 수 있었다.


사람은 촉이 있다고 ,  왠지 붙을 것만 같았고 , 한 참 후 합격통보를 받았다. 


면접에서 꼭 물어보는 말들을 정리하면

1. 도일 이유(일본에 온 이유,일본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분야)

2. 앞으로의 계획

3.지금 하는 연구는 무엇인지 그건 어떻게 활용되는지 

4.장학금을 받으면 무엇을 할 것인지 

이 정도 이다. 

너무나  뻔한 답변을 들을 질문이지만, 이런 질문을 하면서 인생의 경험이 많은 면접관들이 알아서 판단을 하는 것 같다.

▲면접관과의 거리는 있지만 , 면접은 딱 이런 분위기의 이런복장으로 진행되었다

내가 장학금 면접에서 떨어진 이유 

솔직히 내가 장학금 면접에서 떨어진 이유는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나 왜 떨어졌어요?>라고 말해도 대답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서류에서 탈락한 경우에는 대학교 때의 성적 / 연구 계획서가 기준에 맞지 않았던 것 정도로 추측하고 있다.

그 외에 면접에서 떨어진 이유를 정리해보니 다음과 같았다.

1.부족한 일본어 실력(면접 때 어리버리 일본어, 일본어 공부에 노력을 쏟지 않았던 것이 티가 남)

2.가난을 어필(돈 없어서 힘들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표출함)

3.지금하는 공부 및 연구에 대해 나조차도 확실성이 없어서 설명을 야무지게 못함 

4.미래에 대한 것들을 장황하게 설명한 것(실력을 감추기 위해 아무말대잔치 함)

5.좋지않는 대학 학부 성적(공부잘했던 애들에 비해서는 모자랐던 중상위권 내 성적)


그러므로 반대로

일본어를 잘하고 / 지금하는 것에 대해 확신과 그에 따른 설명 /  미래의 일을 조금이라도 일본과  연관짓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 / 미래에 일본과 한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등을 잘 말하면 합격할 확율은 올라갈 것이다.

2011년 대지진 이후 장학금 수도 조금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 만큼 유학생도 줄어들었다.하지만 요즘 다시 유학생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나 2020년 올림픽을 앞두고 경제도 (겉보기에는) 성장하면서 여러가지 장학금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는게 나의 생각이다.


지금까지 장학금을 받는 사람들은 옆에서 바라보면, 겉으로 보기엔 쉽게 좋은 기회가 생겨서 받는 것처럼 보였지만 한명한명 사정을 들어보면 모두 열과성을 다해 장학금을 준비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왕 외국으로 유학왔으니, 열심히 찾아서 장학금을 받아보는 것을 왕추천한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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