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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및 주절주절 /Essay

나의 경력단절 이야기_인생 백세시대의 나의 고민들...

by 바야고양이 2017. 3. 17.

오늘은 오랜만에 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그냥 일기수준)

나는 현재 육아에 전념하고 있는 전업주부이고, 나쁘게 이야기 하면 백수이다. 다행히 일본에서는 전업주부가 많아서인지 전업주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국보다는 조금 따뜻한것 같다. 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경단녀(경력단절 녀)와는 다르게 자발적경단녀이다.

왜냐하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그만둔 것이 아니라, 유학을 가고 싶어서 내 스스로 사표를 던지고 나왔고 그 뒤로 경력이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유학을 끝내고 결혼을 하 신,출산,육아를 하는 현재 상황에서 솔직히 스스로가  불행감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고 오히려 행복할 때가 많다(체력은 저질,정신만 행복)

힘들기는 하지만 육아하는 것도 공부와는 또 다른 성취감과 기쁨이 있고 틈틈히 취미생활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 작업(미술작업)을 할 시간이 없어서 감을 잃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인생백시대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무엇을 하면서 어떤직업을 가지고 살거냐에 대한 고민은 아주 많다.

베이비붐세대 / 2000년대 학번 / 미술대학

나는 2000년대 초반 학번으로 9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 때까지만 해도 중고등학교의 한반에 출석번호가 50번 이상일 정도로 베이비붐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인구를 자랑하던 세대였다. 

당시, 공부에 취미는 없고 돈은 좀 있는 아이들은 미술대학을 지망하며 학원을 다니곤 했다. 물론 난 공부에 취미없어서 미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부끄럽지만 난 원래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고 공부도 잘했기에(욕하지 말하주세요)...

그렇게 대한민국에 대학들이 많이 생겨나고, 경제성장에 따라 디자인 및 미술관련 학과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세대였다. 

아마 이렇게 많은 미대가 있을줄 알았다면, 그리고 미술이 밥벌이가 되지 않는 현실을 미리 알았다면  미대를 선택했을까? 이건 나도 잘 모르겠다.

창작활동은 너무 좋아하지만, 예술분야에서 탑이 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 그 이외에 사람들은 미대를 전공했던 사람으로 남아 밥벌이를 못하고 사는 사람도 꽤 많다.

솔직히 , 틀린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것이 지금까지 미술을 하면서 돈을 벌어본것은 디자인 회사를 다니던 때 뿐이며, 내 작품으로 돈을 벌어본 적은 거의 없다.

(특히 나는 그림이 아니라 입체쪽이라서 더 심했을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비싼 미대 4년을 등록금과 작품비 및 해외전시비로 엄청난 돈을 쓰고, 회사 다니면서 잠깐 돈 벌다가 또 일본에 와서 돈을 쓰면서 작품을 만들고, 또 그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서 돈을 내고 갤러리를 대여하는 그  굴레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내게 많은 성취감과 석사학위등을 준 대신 많은 돈을 지불한 것인데  이에 대한 불만이나 후회는 없다. 이 만큼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로써 내 이름을 알리지 못한 것은 분명 내 능력부족과 당시 상황이 바쳐주지 못한 점도 있기 때문이다.

운칠기삼을 믿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빛을 볼거고, 내 인생의 운도 따라주는 날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제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것들이 , 부모님 또는 타인에 입장에서 봤을때에는 비싼 돈들여서 공부시켜놨더니 결혼하고 애 낳고 끝... 그 뒤로 경제적활동을 전혀 못하는 무능한 자식으로 비쳐지기도 해서 죄스러울 때가 간혹 있다.

유학 / 결혼 / 나머지 인생의 직업에 대한 고민  

예전부터 나는 내가 결혼을 못할 거라 생각했다. 집에서는 곱게 키워 유학까지 보내논 자식이 결혼해서 살림과 육아를 하는 것보다 다른 일을 하길 원하셨다.

또 어려서부터 "결혼은 늦게해 ...결혼은 하지마 ... " 등등 부정적인 말들을 많이 들어서 은근 그런말들에 반감이 있었다. 왜 결혼을 늦게해? 왜 난 결혼하면 안돼? 여자는 결혼하면 안되는거야? 등등

아마도 어려운 삶을 살았던 부모세대들의 딸들을 위한 충고라고 생각해서 지금은 이해하고 있다.

어쨌든 그렇게 유학을 마치고 일본에서 결혼생할을 하게 되었는데 , 문제는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이 내가 경단녀가 된 이유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에서  짧지만은 아닌 경력을 가지고 있다보니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가면 일할 곳이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남편과 함께 지내니 타국에서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일본에서 대학원까지 나와도 할 수 있는 일본어의 한계점에도 부딪혔고, 핑계를 대자면 일본에서의 회사생활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또 내가하는 일은  일본에서 외국인을 많이 쓰는 IT업종도 아니다. 지금와서 나약했던 내 문제점을 체크해보면, 

①부딪혀보지도 않고 겁을 먹었던 것 ②당시 일본인에게 질려버린 것③나이의 문제

등이 있었다.

또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결혼 후 편해진 경제 생활에 내 자신이 돈을 벌 필요성도 많이 느끼지 못한 것 같다.

...

아마 큰 사건이 없다면 일본에서 앞으로도 긴 시간을 살 것 같은데, 그래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지금와서 내 나이에 경력에 그것도 말도 완벽하지 못하는 외국인을 쓰는( IT업종도 아닌) 디자인회사는 없을거라 생각한다(이것도 결국 내 능력부족-_-)

아이를 낳고 생활하다보니,  내 스스로가 집에서라도 조금이라도 돈을 벌 수 있는 예전과의 다른형태의 직업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뜬금포로 남들이 다 하는 쇼핑몰을 할 수도 없고, 구매대행은 이미 레드오션이라 생각을 접었다.

문제는 위의 것들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

일단 현재 아이를 어린이집(일본은 엄마가 일을 하지 않으면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다)을 보낼 수 없으니, 아이가 유치원에 간 후부터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일/ 무언가 만드는 일 등을 앞으로의 업으로 가지고 싶다. 

회사에 취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물론 때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인 것 같다.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된다. 정말 조금만 벌어도 내 성취감과 직업적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아마 남은 인생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뜬금포 마무리이긴 하지만...^^

모든 경력단절 된 능력자 엄마들 모두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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